전체 글51 최승로의 시무28조가 겨냥한 진짜 목적 성종(成宗)이 981년 즉위한 후 경관(京官) 5품 이상의 관리들에게 봉사(封事:밀봉하여 임금에게 고하는 일)를 올려 시정(施政)의 잘잘못을 논하라고 명하자 당시 종이품 벼슬인 정광(正匡) 행선관어사(行選官御事) 상주국(正匡行選官御事上柱國) 으로 있던 최승로(崔承老)는 당장 바로 잡아야 할 시무(時務)를 28개로 정리해 올렸는데 이것이 최치원의 시무10여조(時務十餘條)와 함께 한국사에서 시무봉사(時務封事)의 효시(嚆矢)가 된 시무(時務) 28조였다. 불교의 폐단(弊端)을 척결(剔抉)해 불교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고 유교적 통치 이념에 기반한 정치체제 구축을 주장한 것이라는 오늘날까지의 평가는 그러나 사라진 6개의 조문이 상징하듯 명확한 것이 아니다. 성종이 깊이 공감해 매료된 최승로의 시무(時務)들은 유교적.. 2023. 3. 3. 청자 그 다음엔 백자를 왜 그렇게 좋아했을까 청자를 만들기 위해 먼저 만들어진 것이 청기와였다. 청기와를 제대로 구워 낸다는 건 청자를 완벽히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걸 의미했다. 청자 자(瓷)자가 기와 와(瓦)자와 다음 차(次)자로 이루어진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청기와 장수에서 언급된 청기와 만드는 기술은 곧 청자를 제작하는 기술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청자 만드는 기술을 자기 자식에게조차 비밀로 할 만큼 고수익을 가져다 준 건 청자 없이는 차(茶)를 해상운송으로 운반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그 비싼 차(茶)를 구입한 개인들이 차(茶)를 저장하고 보관하기 위해서는 청자호(靑瓷壺)가 반드시 있어야 할 필수품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초원로와 실크로드라는 두개의 주요 육상 무역로 지배권을 빼앗긴 송나라로서는 해상 무역로를 지키고 확충시키는 것만이 유.. 2023. 3. 2. 서희의 담판은 실패한 외교다 993년 10월, 요나라 성종(聖宗)은 소손녕(蕭遜寧)에게 80만의 대군을 주어 고려를 침략하게 했다. 서희의 담판으로 유명해진 거란의 1차 고려 침입이었다. 그 해 4월, 주요 무역로의 지배권을 놓고 요나라와 패권을 다투고 있던 송나라에 큰 반란이 일어났는데 장소는 송나라 국부의 원천인 차(茶)가 재배되는 사천(四川)지역이었다. 사천(쓰촨)지역에서의 반란은 언제나 그렇듯이 차(茶) 공물량(貢物量)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었는데 당시에도 팽산현령 제원진이라는 지방관리의 과도한 수탈로 촉발된 것이었다. 그러나 실상은 일본에서 들어오던 차(茶)의 수입량이 오랫동안 급감되어 야기된 일이었다. 일본 차(茶)를 들여와 가공한 후 전 세계로 수출해 재정의 상당부분을 충당하고 있던 송나라가 충분한 물량의 일본 차(茶)를.. 2023. 3. 2. 거란 성종은 왜 고려를 직접 침략했을까 거란 요(遼)나라의 성종(聖宗)은 987년 발해(渤海)의 유민들이 목단강(牡丹江)과 송화강(松花江) 유역에 건국한 정안국(定安國)을 정벌해 일본 차(茶)를 초원로(草原路)로 유통시키는 지배권을 확고히 하고 착실하게 국가재정을 쌓아 나갔다. 993년 경쟁자인 송나라와 가까워 지려는 고려를 소손녕을 보내 서희와의 담판으로 통제한 그는 1004년 송나라와 전쟁을 치룬다. 이 전쟁에서 승리한 그는 전연지맹(澶淵之盟)으로 백자의 원료인 고령토가 나는 고북진(古北鎭) 서남단에 있는 고령진(高嶺鎭)을 포함한 연운 16주의 지배권을 확고히 했다. 이를 바탕으로 회흘(回紇)의 서역까지 공격, 하서회랑 서쪽지역을 장악함으로써 송나라로부터 실크로드 통제권마저 빼앗게 된다. 이로써 거란인들은 대륙에 존재하는 두 개의 주요 무.. 2023. 3. 2. 일본인들은 왜 좌측 통행을 할까 시즈오카의 개발 1069년 9월부터 시행된 두 번째 신법인 청묘법(靑苗法)은 중국에서 품질 좋기로 엄선된 차나무 묘목(苗木)을 일본에 보내 대규모 재배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제정된 조례였다. 사천성 아안시에 위치한 몽정산에서 오리진(吳理眞)이 차나무의 인공재배를 성공시켰던 기원전 53년이후 천년동안의 기술축적으로 이뤄낸 개량된 차나무들의 종자들이 속속 일본에 보내져 안정화 실험에 들어갔다. 저리의 이자를 농민들에게 제공해 지주들의 고리대 착취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입법 취지는 일본 차재배(茶栽培) 농민들을 위한 것이었다. 말도 안 되는 싼값으로 일본에서 찻잎을 구매해 중국에서 만든 상대적으로 값싼 청자에 담아 자신들의 배로 실어 날라 전 세계로부터 막대한 이윤을 획득하던 국제적 대상인들에게 송나라 황실이 한.. 2023. 3. 2. 왕안석 신법의 진짜 목적 1. 왕안석 균수법의 진짜 목적 왕안석의 신법 중 1069년 7월부터 가장 먼저 시행된 균수법은 물길을 통해 물자를 운반하는 일을 책임지는 발운사(發運司)의 설치와 운영을 위한 조례였다. 균수법에 근거해 조운(漕運)을 전담하게 된 발운사는 사실 일본의 차를 중국으로 실어 나르는 일을 담당하기 위한 관청이었다. 당시 일본에서 수출되는 차(茶)는 그 품질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었는데 그 이유는 일본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나라라는 지리적 제약 때문이었다. 일본 하카다와 송나라 명주(영파)를 잇는 원양항해로 차(茶)같은 귀한 상품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 중국뿐이었다. 예로부터 차나무가 자생해 차를 많이 생산하는 일본이 최고가로 팔리며 전 세계의 각광을 받는 차(茶)를 교역하지 않은.. 2023. 3. 2. 청기와 장수라는 말이 담고 있는 진짜 역사 환율과 금리, 물가는 치솟고 수출과 국제수지, 부동산가격은 떨어지는 그야말로 총체적 경제위기가 살떨리게 실감나는 요즘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안 시행으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는 한국의 관련 산업들을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거칠게 몰아세우는 어처구니없는 오늘, 급격히 변하고 있는 기후는 인류 문명의 기반들마저 뒤흔들며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오랜 동맹으로 한국의 오늘을 있게 한 근원인 미국과 40년간의 미국 지원으로 G2까지 치솟으며 한국의 경제적 번영을 가져다 준 중국이 이젠 서로 적대국처럼 경쟁하고 있는 지금, 한국인들은 자신들의 생존과 번영을 지키기 위한 위험한 선택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선택이 위험하면서도 결정적인 이유는 향후 백년간 한국과 한국민들의 운명이 그 선택에 .. 2023. 3. 2. 우리가 배달민족이면 우리가 월지국이다 3 레베카 칸(Rebecca L. Cann) 이라는 분자생물학자가 있었다. 그녀는 여러 명의 남매가 있었는데 그녀의 표현을 빌리자면 유독 자기만 다른 남매(男妹)들과 확연히 다른 외모(外貌)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자라면서 점점 더 혼자만 원주민(Aborigines) 같은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自愧感)이 든 그녀가 어머니에게 물었단다. 아버지가 정말 같냐고...같다는 철석같은 어머니의 대답에 그녀가 결심한 해답은 원인을 찾아내겠다는 거였다. 그렇게 해서 1987년 네이쳐(nature)란 학술지(學術紙)에 발표된 “미토콘드리아 DNA와 인류 진화(Mitochondria DNA and human evolution)” 에서 그녀는 현생인류(現生人類)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ce) 총 60억명의 조상(.. 2022. 11. 28. 이전 1 ··· 3 4 5 6 7 다음